Job 30
1 [지금은 모든 것이 엉망이야] 그런데 지금은 나보다도 젊은 것들조차 나를 우습게 여기는군. 그 아비들이라 해도 전 같으면 내 양 떼를 지키는 개나 붙들고 있을 그런 사람들 아니던가.
2 그저 아무런 힘도 없어 날 위해 일 하나 제대로 거들기나 했던가? 사실 볼장 다 본 사람들 아니었냐 말일세.
3 너무나 굶주리고 배고파 메마른 풀뿌리를 씹던 사람들 아니던가? 그것도 깜깜한 밤중에 거칠고 황량한 빈들에서 말일세.
4 덤불 속에서 짠나물이나 캐먹지 않았나. 대싸리 뿌리까지 씹어 먹었지.
5 사람들마다 저들을 보고는 도둑에게 하듯 큰소리 질러 저들을 내쫓지 않았나?
6 동굴에 몸을 피하고 땅굴이나 바위틈에서 살 신세,
7 거친 들로 쫓겨나 짐승처럼 울부짖었지. 가시덤불 사이에나 옹기종기 모여들었지.
8 본디 이름 석 자 제대로 알아 주기나 하던 자들이었던가? 변변한 자리라도 차지하던 자들이었던가? 이 땅에서 조차 쫓겨난 자들 아니었던가?
9 그런데 이제는 저들이 나를 비웃다니, 내가 웃음거리가 되었구나. 내가 이야깃거리가 되어 버렸구나.
10 나를 그렇게도 혐오하는군. 그러니 나를 멀리할 수밖에. 내 얼굴에 마구 침까지 뱉어 대는군.
11 하나님이 내 기력 쇠하게 하신 까닭이지. 이토록 나를 우습게 만들어 놓은 까닭이지. 그러니 저것들이 마구 덤벼들지 않는가?
12 저 잡것들이 내게 정면으로 달려드는군. 그리도 빨리 덤벼들 수 있을까? 어찌하면 내가 쉽사리 고꾸라질 것인가? 궁리하여 내게 덤벼드는것 같군.
13 이리 가도 막아서고, 저리 가도 막아서고 어쨌든 날 고꾸라뜨리려 온 힘을 쏟는군. 그래도 나를 도와줄 이 하나 없으니
14 넓디넓은 강처럼 내게 달려드는구나! 무서운 폭풍처럼 나를 밀어붙이는구나!
15 너무나 무서워 나는 공포에 떨 수밖에. 내 위신이란 것도 한번 휙 불고 지나가는 한낱 바람 같을 뿐. 내 잘 되었던 모든 일조차 흘러 가는 구름과 무엇이 다를까.
16 나이 제 막 숨이 넘어가려 할 판 그 누구도 내게 손 뻗어 도와주는 이 없으니
17 밤이면 밤마다 뼈 마디마디 쑤시지 않는 곳 없고 온몸이 아프지 않은 곳 하나 없네.
18 하나님 나를 마구 두들기시어 내 옷 어디 하나 성한 곳이라도 있을까? 내 목덜미를 꽉 움켜 쥐고 계시니 말일세.
19 진창으로 나를 내팽개치시어 쓰레기만도 못한 신세가 되었네.
20 하나님! 내가 주께 부르짖습니다만 주께서는 대답조차 하지 않으시는군요. 내가 기도 올려도 주께서는 들은체도 하지 않으시는군요.
21 주께서는 등돌리시어 나를 너무도 잔인하게 대하시는군요. 그렇게 있는 힘 다하여 나를 못살게 짓누르실 필요까지 있나요?
22 나를 바람에 날려 가게 하시는군요. 격렬한 폭풍에 쓸려 가게 하시는군요.
23 나는 잘 압니다. 아예 나를 죽이려 작정하신 거지요? 사람들마다 꼭 가야만 하는 그곳으로 보내시기로 작정하신 것이지요?
24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이 몸을 어찌하여 그다지도 짓누르시는 것인가요? 나야, 단지 불쌍하게 봐달라고 애걸할 수밖에 없는 몸 아닌가요?
25 고통에 빠져 있는 사람들과 함께 울지 않았습니까? 어디 의지할데 하나 없는 사람들 때문에 내가 가슴 아파 하지 않았습니까?
26 행복하게 살기를 그렇게도 바랐지만 내게 밀어닥친 것은 고생뿐. 환한 빛 비추기를 그토록 바랐더니 내게 덮친 것은 어둠뿐.
27 근심, 걱정, 괴로움으로 이 몸은 갈기갈기 찢어졌어요. 날이면 날마다 고통으로 견디기 어렵습니다.
28 빛 한줄기 비추지 않는 어둠 속으로 이 몸은 걸어갑니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살려 달라 울부짖기가 예사입니다.
29 울부짖는 내 목소리는 이리처럼, 타조처럼 이렇게도 애처롭습니다. 이렇게도 외롭답니다.
30 내 살갗은 거무튀튀하게 되었습니다. 아예 떨어져 나갔습니다. 내 뼈는 몸의 열로 타버렸습니다.
31 한때는 나도 아름다운 가야금과 피리 소리 들었지만 이제는 그 소리, 애곡 소리, 통곡 소리로 바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