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ekiel 24
1 [녹슨 솥 같은 예루살렘] 우리가 포로로 끌려간 지 ㄱ) 9년째 되던 해 10월 10일에 주께서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ㄱ. BC 589년 12월에 해당된다)
2 `너 사람아, 오늘 날짜를 기록해 두어라! 이날이 바로 바벨론 왕이 예루살렘성을 포위하는 날이다.
3 너는 저 반역하는 백성 이스라엘에게 한 가지 비유를 전하여라. 그들에게 주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라고 전하여라.
4 `솥을 걸어라! 솥을 걸고 물을 부어라! 고기를 썰어서 솥에 집어넣어라! 순전히 허리와 어깨의 좋은 살코기 연골이 가득찬 좋은 뼈들을 가득히 골라 넣어라. 양 떼 가운데서 가장 실한 것을 골라 좋은 부위만 골라 넣고 솥 밑에 장작을 쌓아라! 고기를 펄펄 삶고 뼈까지 무르게 끓여라!
5 (4절과 같음)
6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의로운 사람들을 죽인 이 피 묻은 도성에 만가 소리가 들린다! 닦을 수 조차 없도록 녹이 슨 솥 위에 상엿소리가 들린다! 방금 예루살렘에서 터진 일과 마찬가지로 제비를 뽑을 것도 없이 그 솥에서 한덩이씩 모든 고기를 꺼내어 가져간다!
7 죄 없는 사람들을 잘도 잡아다가 살해하던 도성아! 맨바위 위에서 사람들을 때려 죽여 그 피를 한번도 흙으로 덮어 둔 적이 없던 도성아! 바위 위에 쏟은 피가 그대로 있듯이 사람을 죽인 죄가 그대로 네 한가운데에 남아 있다!
8 의로운 사람의 피는 덮어 둘 수가 없다. 그래서 하늘을 향하여 호소하도록 맨바위 위에서 피를 쏟아놓게 한 것은 바로 나였다. 네게 형벌의 심판을 내려 달라고 호소하는 소리가 들릴 때 내가 진노를 터뜨려 너를 처벌하려고 한 일이었다!
9 그러므로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의로운 사람들을 죽인 이 피묻은 도성에 만가 소리가 들린다!
10 나 여호와가 직접 장작불을 지펴 놓고 그 솥의 고기를 푹푹 삶아 국물도 모조리 졸아들고 고기도 모조리 타버리고 뼈까지도 타서 재가 되도록 오래오래 불을 때겠다!
11 솥이 빈 뒤에도 숯불을 뜨겁게 하여 그 솥의 쇠가 달아 오르고 그 솥에 붙었던 온갖 오물이 안에서 녹아 떨어지고 타서 없어지게 하겠다.
12 그런데도 그 모든 노력이 헛수고였다. 워낙 녹이 슬어서 타오르는 불속에서도 떨어지지 않았다.
13 예루살렘아, 나는 너를 그토록 깨끗게 씻어 내려고 하였다. 그러나 너는 음행과 폭력에 이골이 나서 깨끗해지려 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너는 이제 그대로 더럽게 되어라. 나는 분이 다 풀릴 때까지 너를 더럽게 놓아둔 채 화를 퍼부어 주겠다.
14 나는 더 이상 너의 죄를 묵인하지 않고 내가 말한 대로 어김없이 수행할 것이다. 나는 너를 전혀 아깝게 보지도 않고 마음을 돌리지도 않겠다. 네가 지은 대로 벌을 받을 것이다. 나 여호와가 말하였으니 그대로 실행에 옮기겠다.'
15 [예루살렘 멸망의 징조] 여호와께서 내게 또 말씀하셨다.
16 `너 사람아, 나는 네가 보고 기뻐하는 사람, 네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죽게 하여 데려가겠다. 그래도 너는 예를 갖춰 초상을 치르지 말아라. 울지도 말고 눈물을 흘리지도 말아라.
17 오직 부동 자세로 앉아서 속으로 신음만을 삼켜라. 이제까지 초상 때에 하던 관습도 일체 지키지 말아라! 머리에 매었던 두건도 풀지 말고 신도 벗지 말아라! 수염도 가리지 말고 초상이 났을 때 이웃집에서 차려다 주는 음식도 먹지 말아라.'
18 내가 아침에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그날 저녁때 아내가 죽었다. 그래서 나는 그 다음날 아침에 주께서 일러주신 대로 하였더니
19 사람들이 내게 물었다. `왜 그런 행동을 하시오? 그것이 도대체 무슨 뜻이오?'
20 내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 이스라엘 사람들아, 주께서 전하시는 말씀을 들어라.
21 보라, 너희는 나의 성전을 놓고서 자랑하고 떵떵거렸다! 아무리 많은 죄를 지어도 성전이 있으니 망하지 않는다고 자만하였다! 성전만 보면 좋아하고 늘 마음에 그리며 살았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내 성전을 더럽혀 놓겠다. 내가 성전을 허물고 원수의 손에 넘겨 주어 더럽히겠다! 너희가 예루살렘에 두고 온 아들딸들도 모조리 칼에 찔려 죽게 하겠다.
22 그때에는 너희도 내가 지금 에스겔을 시켜 한 것과 똑같은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너희도 머리 수건을 풀지 못하고 신발을 벗거나 수염을 기르지도 못할 것이다. 예를 갖추어 초상을 치르지도 못하고 눈물을 흘리거나 초상이 났을 때 이웃집에서 차려다주는 음식도 먹지 못할 것이다. 너희는 그저 누구 할 것 없이 신음만 토하고 있을 것이다. 너희가 저지른 죄의 대가를 받고 너희 모두 신음 속에 죽어갈 것이다.
23 (22절과 같음)
24 내 종 에스겔이 바로 너희의 표징이다! 그가 지금 당하고 있는 똑같은 일을 너희도 곧 당하게 될 것이다! 너희가 그 일을 당하게 된 뒤에야 내가 주 여호와라는 것을 똑똑히 깨닫게 될 것이다.'
25 여호와께서 내게 또 말씀하셨다. `너 사람아, 내가 이스라엘 백성이 의지하고 도움을 구하는 피난처와 그들의 기쁨이요 애타게 그리워하는 아들딸들을 빼앗아 가는 날,
26 그날에 사람들이 네게로 도망쳐 와서 그 소식을 알려 줄 것이다.
27 그때에는 네 혀가 풀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다시는 벙어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내가 너를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는 표징으로 삼겠다. 그런 너를 보고서야 그들은 내가 여호와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